테마촬영지. 4월의수채화
- 매마리.금낭화가 허드러지게 피는 주방마을 -

"매마리"는 종묘용(種苗用)으로 재배되는 무, 배추를 일컫는 일본말이다.
팔각산 아랫마을 옥계천 양지 녘 마을인
주방, 매방, 옥산은 이른 봄에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은 양달로, 매마리 재배의 적지이다. 일본 종묘사들이 현지 농민들에게 위탁 재배하는 특수한 계절 작목으로,  일본에서 씨앗을 들여와 일본 종묘 관계자의 관리로 재배된다.

매마리는 재배 여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재배하는 곳이 그리 흔치않아 독특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개화 시기가 유채, 벗, 복사꽃이 질 무렵인 산하가 연두색으로 물들 때  집단으로 노랗고 하얗게 피어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린 듯 피어난다.
배추 매마리 생김새는 유채와 비슷하지만 잎은 더 짙은 녹색이고 , 꽃은 유채보다 훨씬 진하여 샛노랗다.
무 매마리는 하얀색으로 꽃을 피운다. 

이곳 농민들은 겨울에 종묘(種苗)를 길러 3월 중순에 본밭에 옮겨심고, 비닐로 덮어 보온을 하여준다.
4월 초에 비닐을 걷어주면, 복사꽃이 질 무렵인 4월 20일 전후로 70~80cm로 자란 장다리 곁가지마다 노랗고 하얀 꽃을 피워 주변 신록과 어우러져 컬러풀한 꽃그림을 그린다.
 
 흡사 연초록 화선지에 노랑,하얀 물감을 통째로 부어 붓으로 썩썩 그린 듯한 풍경은 혼자 보기엔 아깝다.

봄이 깊어지는 이즈음 주방 마을은 매마리 뒤를 이어 금낭화가 무리지어 흐드러지게 피어 촬영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아 입소문으로 아는 사람만 살금살금 드나드는 숨겨진 봄꽃 촬영지이기도 하다.
바데산,동대산,팔각산,산성골을 드나드는 산행객들은 69번 지방도를 지날 무렵 찻창으로 비치는 매마리를 볼 수 있지만, 진짜 속내를  보려면 마을 안길로 접어들어야 눈이 즐거워 진다.

매마리의 주 재배지는  팔각산 아랫녘 양달 마을인 주방,매방이다. 그 중 배경이 으뜸인 곳은  주방(주응 1리)과 매방(주응 2리) 사이의 옥계천변 사잇길이다.

원경으로 모가난 8개의 바위 봉우리 팔각산(6백28m)의 신록과 옥계천이 받쳐주고  희고, 노랗고, 연분홍인 무, 배추, 복사꽃이 모자이크를 이루어 셔터를 눌렀다하면 그림이다.

그리고 야생화로 사랑받는 금낭화를 찍기 좋은 곳도 주방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길섶 돌담장가에도 볼 수 있으나, 집단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카메라를 들이대기 좋은 곳은 두 곳을 꼽을 수 있다.  피사체감으로 금낭화,초롱꽃,참나리를  의도적으로 기르는 곰냇골 대나무 숲속 정해유사진연구실과 동장댁 뒤뜰 장독가를 들 수 있다.
이 두곳은 금낭화의 개체수가 많고 잡초처럼 자란다. 한쪽은 꽃이 피고 땅에는 지난해 떨어진 씨가 새싹이 돋아나 군락을 이룬다.

주방 마을에 금낭화가 많은 이유는 이러하다. 마을 앞산인 바데산은 금낭화의 군락지로 이른 봄이면  아주머니들이 금낭화 새순을 뜯어 미늘치(금낭화 방언)나물로 먹는데, 꽃이 고와서인지 나물맛도 좋아 고급 봄나물로 친다.  
금낭화는 나물로 뜯어먹을 만큼 산에도 마을에도 흔히 볼 수 있는 봄꽃이다.
꽃이 고와서 한두뿌리 마을로 옮겨 심은 야생 금낭화의 개체수가 불어나, 지금은 잡초처럼 흔한 마을 꽃이 되다싶히 되었다.

필자도 금낭화를 피사체로 쓸까하여 몇해 전에 몇뿌리 심은 것이 지금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불어나 4월이면 금낭화 세상이다. 체험에 의하면 금낭화는 자연 그대로 두면 잘 퍼진다.

즉, 금낭화는 꽃이 지고 꼬투리 속에 종자가 다 익으면 껍질이 터져서 산탄(散彈)처럼 씨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삭과이다.
흙에 흩어진 씨는 여름.가을.겨울을 흙에서 휴면기에 들었다가, 이듬해 4월 중순이면 거의 싹을 틔운다. 종자를 인위적으로 채종하여 파종하는 것 보다 발아률이 훨씬 높다.
꼬투리가 탁 터지면서 산탄처럼 흩어진 씨는 자연 그대로 두면 소보소복 새싹이 돋는다.

어린 묘는 본잎이 5~6장 나오는 5월 하순경에 정식을 하면 그 해 꽃을 볼 수도 있다.
주의할 점은 금낭화 씨가 흩어진 주변을 호미로 긁거나 매주지 말고 이듬해 봄까지 자연 그대로 둔다는 점이다.
그리고 금낭화는 배수가 불량한 곳을 제외하곤 토질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데, 튼실한 꽃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잘 발효된 퇴비를 개화 한달전 쯤 포기 주변에 주고 긁어주면 좋다.
요소나 복합 등 화학비료를 주면 웃자라 쓰러질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옮겨심기나 포기 나누기의 시기는 휴면기인 늦가을이나 싹이 나기 전 이른 봄이 좋다.

2008.4.22 글.사진 르포라이터 정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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