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산수유 마을 풍경
          - 신방은 잘 차렸는데, 신부는 좀 거시기 하더라. -

찬바람에 낙엽을 털어내고 겨울 채비를 마친 앙상한 나뭇가지는 을씨년스럽지만, 아직 가을의 흔적이 진하게 남은 곳이 빨간 산수유 열매군락지다.
입동이 지난 이 지음 빨간 산수유 열매로 눈길을 끄는 곳으로 대표적인 곳이 의성 산수유 마을이다.
봄이면 노랑물감을 들어 부은 듯이 산하를 칠하는 산수유 꽃, 만추 낙엽이 질 무렵이면 가지마다 빨간 열매를 빼곡히 달아 산천을 붉게 물들이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의성 산수유 마을은 사곡면 화전2리(숲실마을)와 화전3리(전풍마을) 둘로 나뉜다.
숲실(화전2리)은 말 그대로 30~300년 묵은 산수유 숲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마을이고 전풍마을(화전3리)은 풍병에 좋다는 산수유나무가 많고 산 좋고 물이 좋아 풍년이 든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올가을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산수유 마을의 변신에 놀란다. 79번 지방도가 지나는 전풍마을(화전3리) 화전교회에서 숲실까지 산수유 계곡을 따라 10리 산수유 산책길을 내고   경관 좋은 곳의 아치형 목책 교가 놓이고 산책길 중간엔 잔디 광장과 무대를 꾸미고 벤치가 놓아 고즈넉한 사색의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마을 길 요소요소엔 '개나리', '산수유 ','숲실 ' 쉼터 등 간이 전망대와 주차 공간 등을 마련하여 여행자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산수유 마을의 중앙엔 전시실, 광장, 숲실 마을의 랜드마크격인 예쁜 산수유 가로등, 뒷산능선의 산수유 전망대가 어우러져 풍경이 아름답다. 

의성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약 40%, 경북지역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거대 산수유 군락지이지만,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고 대구권과도 멀어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한 갖진 시골로 남아 있었다.

영남 내륙의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 봄이면 산수유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가을이면 빨간 열매가 산하를 붉게 물들여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소문이 나지 않아 사진 마니아들이 입소문으로 찾아들던 한적한 시골 마을이 인터넷에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 사진이 오르내리면서 회자되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편의 시설도  마련하고  산수유 축제도 열게 되었다.
의성 산수유 마을의 도로변,계곡가,산등성이에는  30~300년 수령의 3만여 그루의 산수유 나무들이 뒤덮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겨 버렸다. 올해는 개화기인 4월초 늦서리와 열매가 익을 무렵인 상강 15일 전 된서리 폭탄으로 그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열매가 푸르스름 익을 무렵 얼어버려 검게 말라가 농심을 애태우고 있다.
못쓰게 된 열매를 장대로 털어내던 지역민 '김대길'씨 왈.

"신방은 잘 차렸는데, 신부는 좀 거시기 해서...."
"전에는 봄에 꽃이 참 고왔고 가실에는 빨갛게 물들었는데, 이거 보이소. 시퍼럴 때 된서리가 와가꼬 이 모양 않교?"
"이거 이대로도 못둡니다.내년 가을 까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다 털어내야 합니다."
" 산수유는 상강15전에 된서리 오면 덜 익은 푸른 열매가 말라버려 못써요, 퍼런것이 그냥 썩고 어쩌던동 삼강지 15후 서리가 와야 상품가치가 좋지요."
빨간 고유의 색을  추위에 잃어버린 산수유 나뭇가지는 볼품이 없다.  렌즈를 들이 댈 만한 곳이 없다.
필자는 이곳까지 온 발품이 아까워 산수유 아름다운 자태는 담지 못했지만 꿩대신 닭이라고 변신한 외관만 찍었다.
울산과 인천에서 모처럼 주말 출사왔다는 두 젊은이는 실망감에 전망대에 걸터앉아 어디로 가지? 하고 한숨이다.

 

▲   2008년 의성 산수유마을의 봄과 가을

  ▲  올해(2010) 세운 숲실 산수유 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 풍경. 예년에는 이만 때쯤계곡과 산등성이가산수유로 붉게 물들었는데 올해는 산수유가 체 익기 전인 삼강 보름 전에 된서리 폭탄으로 색을 잃어 채도가 높인 사진에도 검게 보인다.

 

▲  산수유가 체 익기도 전에 된서리로 그냥 말라가는 산수유 열매를 털어내는 김대길 씨

▲  숲실 산수유 마을 가운데에 자리 잡은 전시실과 산유 열매 가로등 그리고 뒷산 능선의 전망대도 새로 세워졌다.

▲ 산수유가 울창하게 들어선 산책길 중간쯤에는 잔디 광장과 무대를 그리고 벤치가 놓아 고즈넉한 사색의 장소로 좋은 곳이다.

▲  산수유 마을 산책길.  79번 지방도가 지나는 전풍마을(화전3리) 화전교회에서 숲실까지 산수유 계곡을 따라 10리 산수유 산책길이 개설되어 고즈넉한 시골길의 낭만과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공간이다. 

 ▲  산수유 마을 산책길.  79번 지방도가 지나는 전풍마을(화전3리) 화전교회에서 숲실까지 산수유 계곡을 따라 10리 산수유 산책길이 개설되어 고즈넉한 시골길의 낭만과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