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2막 무대 봄맞이

나의 인생 2막 무대의 봄맞이. 텃논도 갈아놓고 텃밭도 농사준비를 해두었다. 2015.4.24


▲ 텃논과 텃밭에 벼랑,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2015.5.29

현대 풍수지리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김두규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기고 글에서 이렇게 적었다.
터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냥 지나칠 곳(可行者), 한번 바라볼 만한 곳(可望者·명승지 등), 자적(自適)할 만한 곳(可遊者), 살 만한 곳(可居者)이 있다.
"(중국 북송 시대의 산수화로인 '임천고치' 중). 자적할 만한 곳은 주변에 정자를 짓고 전원생활을 즐길 만하고, 살 만한 곳은 귀농이 가능한 곳이다.
김 교수는 처음 어느 산 아래 "제비 집터(연소혈·燕巢穴)로 훈김 도는 곳"인 빈집을 빌려 일주일에 절반가량 5년 넘게 살다가 서울로 떠난 집주인이 다시 내려와 비워주고, 자적의 땅으로 텃밭 가꾸기에 알맞은 인근의 빈집을 구입하여 10년 넘게 살고 있는데, 몇 년 후 퇴직을 하면 집 앞뒤로 300평의 논과 50평의 밭이 있는 "살 만한 곳"을 꿈꾼다고 했다.
그 정도면 홀로 농사를 지어 식량 자급을 할 수 있다.
김교수가 "살 만한 곳"으로 언급한 터에 인생 2막을 살아간다고 공감했다. 김 교수의 생각대로 필자의 집(100평) 앞뒤로 550평의 논과 50평의 밭이 있는 "살 만한 곳"이다. 이 터에 집을 지어 3년 차 살아보니 장점은 논밭 가꾸기 소일거리로 심심하지 않고 식량과 채소가 자급되니 도랑치고 가재 잡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이 아닌가!  


▲ 5월의 전원 풍경.  2015.5.21


▲ 덩굴장미가 곱게 핀 담장.2015.5.22

 

은퇴 후 전원에서 반려 동식물을 친구삼아 인생사(人生事)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며 편안한 여생을 보내려는 심산(心算)으로 이곳에 정착하여 세 번째 봄을 맞았다.

나의 인생 2막 무대인 이곳은 필자가 현직 때 담임을 맡은 학생의 가정방문을 왔다가 눈여겨 본 나의 이상향(理想鄕) 이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은퇴 직전에 어찌어찌하여 이곳이 내인생의 2막 무대가 되었다.

뒤로는 동대산 줄기가 편풍처럼 흐르고  앞으로는 푸른 바다와 접한 배산임수(背山臨水)지형으로 시야가 탁 튄 언덕받이로 전망이 시원하다.
세 마지기(600여 평) 문전옥답과 텃밭(50여 평)이 집에 딸려 있어 심심소일(心心消日)거리로 무료할 시간이 없다.

집앞으로 주왕산국립공원과 옥계계곡으로 이어지는 930호 지방도가 7번국도로 이어지고, 7번국도와 나란히 지금 동해중부선 철도 (2018준공)와 영덕~포항간(2020준공)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남정정거장 (2018준공)이 집에서 900여 m 거리이고, 한국전쟁시 장사상륙작전을 감행한 해변엔 장사상륙작전기념공원 조성이 한창이다.
어제는 (15.5.1) 상륙작전시 침몰한 2천 톤급 문산 호(LST)가 복원되어 상륙지점 해변가에 옮겨왔다.
2016년 장사 상륙작전 기념공원이 준공되면 우리 지역 랜드마크로 역사적인 볼거리도 생긴다.
그리고 당진 영덕 30호 고속도로가 2017년 말에 준공되면 이미 개통된 포항 KTX와 연계 수도권까지 물리적, 심리적 거리도 단축되어 바야흐로 일일생활권으로 편입되어 서울이 이웃마을 같이 느껴진다.

 한국전 당시 영덕군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상륙함(LST) 문산 호가 복원되어 5월 1~2일 당시 상륙지점인 장사해변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사상륙작전은 6·25 전쟁 때 인천 상륙작전 성공을 위한 양면작전 일환으로 감행했다.
17~19세의 학도병 718명 등 772명의 병력을 상륙함인 문산 호에 승선시켜 1950년 9월 14일 새벽에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안에 기습 상륙하는 작전을 감행하였다.
공산군의 무차별 사격으로 130여 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당하였으며 상륙함인 문산호는 태풍으로 인하여 좌초되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아군은 막대한 피해를 무릅쓴 상륙작전 결과 해안교두보를 장악하는데 성공하였으며 도주하는 적을 추격함으로써 인천 상륙작전의 성공을 지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북진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던 것이다.
지난 1997년 3월 장사상륙 작전지였던 남정면 장사리 앞바다 속을 수색하던 해병대 제1사단 대원들이 갯벌에 박혀 있는 LST 문산 호를 발견하기도 했다.

 

▲ 5월의 장사 해수욕장. 장사(長沙)해수욕장은 이름처럼 2km 정도의 긴 해변으로 7번 국도에 인접하여 즐겨 찾는 유명 해수욕장이다. 긴 백사장 뒤로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으며, 탈의장, 샤워장, 주차장 등도 갖추고 있다. 1.3m 얕은 수심 등 여건이 좋은 편이다. 또한, 누구나 조개를 잡을 수 있으며, 가자미, 광어, 우럭 등이 잡히는 바다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오늘은 봄볕이 참 좋은 날이다.
그저께 텃밭을 일궈 멀칭(mulching) 한 이랑에 가지, 토마토를 이식하고 텃밭뚝에는 덩굴 채소가 타고 오르도록 나뭇가지를 쌓아 여주, 수세미, 오이, 호박을 심었다.

맨발로 흙을 밟고 씨앗을 싹 틔우고 길러 수확해보니 생명의 어머니가 흙이요, 생명의 마지막 돌아갈 길도 흙이라는 것을 느끼고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땀을 흘린 만큼 되돌려 준다는 교훈도 체험으로 느꼈다.

은퇴 후 가장 무서운 적은 무료(無聊)함이라고 말들을 하는데 텃논 밭을 일구고 반려동물과 꽃들을 돌보며 홈페이지(http://www.photo260.com/) 관리하고, 사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트에 심취 늘 시간에 쫓겨 무료할 틈이 없다.

은퇴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현직의 인연이 단절되고 혼자 남는 게 인생이거늘 어찌하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혹자는 은퇴하면 친구도 만나고 등산도 가고 말들을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매일 친구를 만나고 등산을 가는 것이 아니다. 나만의 흥미 있는 심심소일(心心消日)로 일상을 즐겨야 한다.

가파른 의학기술로 평균 수명만 살아도 80대까지 산다. 60세에 은퇴하면 20~30년이란 긴 여생을 살아야 한다.
실제로 인생 후반전을 살아보니 건강, 돈, 취미, 친구의 중요함이 실감이 난다. 이들 모두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년간 의지와 실천으로 얻어지는 것들이다.

티브이 리모컨이나 들고 종일 집안에서 앉았다 누웠다 으슬렁거리는 여생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실제 은퇴삶을 살아보니 취미로 즐기는 소일거리가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노후문제로 많은 이들에 희자되고 있다.
늙어서 산이 부르면 산으로 가고 바다가 손짓하면 바다로 가고 부담없는 친구랑 먹고 싶은 것 사 먹고 하고 싶은 취미생활 마음껏 즐기며 여생을 살아가는 게 바람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것이 인생사가 아니겠는가!   


▲ 나의 인생 2막 무대는 무릉도원(武陵桃源)  .나 어렸을 때 고향 떠나 인생 전반기를 떠돌다가 은퇴 후 내 고향 산하를 닮은 바다가 보이는 타향땅 푸른 언덕위에 터를 잡아 유유자적(悠悠自適)인생 후반기를 살면서 ......연분홍 복사꽃이 봄바람에 휘날리는 따뜻한 봄날에 그 옛날 고향의 봄 추억 속에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  펜서가를 뒤덮은 덩굴장미랑 수로변 영산홍. 집 옆에 봄부터 늦가을까지 흐르는 수로(水路)가 보배다. 텃논 밭과 수목들은 전천후 물 걱정이 없다. 긴 둑은 과수, 꽃나무랑 꽃들을 기르기에 좋다.

 3년 차로 접어드니 정원이 제법 어울린다. 소나무도 많이 크고 목단이랑 하늘 매 발톱도 만개하여 렌즈가 즐겁다.

 볕이 참 좋은 봄날에 앞뜰을 담았다.

 우리집 나의 일등 피사체(被寫體) 화왕(花王) 모란(木壇).

5월의 꽃 모란(목단)을  옛 사람들은 꽃들의 왕인 화왕(花王)으로, 모란 다음으로 꽃을 피우는 함박꽃(작약 芍藥)을 꽃들의 재상인 화상(花相) 이라 칭하였다.
"화왕(花王)"인 모란(木壇)은 나무이고 함박꽃(작약 芍藥)은  여러해살이풀이다.  
화투장에 그려진 목단은 다른 나무와 마찬가지로 줄기가 땅 위에서 자라서 겨울에도 죽지 않고 남아 있지만, 작약은 겨울이 되면 땅 위의 줄기는 말라죽고 뿌리만 살아 이듬해 봄에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 나온다. 모란과 작약의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꽃이 피는 순서이다.
반드시 "화왕(花王)"인 모란이 진 후에야 비로소 "화상(花相)"인 작약이 피기 시작한다.
모란은 예로부터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져 왕비나 공주와 같은 귀한 신분의 여인들 옷에는 모란무늬가 들어갔으며, 가정집의 수병풍에도 모란은 빠질 수 없었다.
또 미인을 평함에 있어서도, 복스럽고 덕 있는 미인을 활짝 핀 모란꽃과 같다고 평하였다. 그리고 화가들도 즐겨 그리는 소재이기도 하다.
꽃 중의 얼짱 모란은 꽃만 예쁜 것이 아니고 뿌리의 껍질은 한약재로 이용한다.

 우리집 2등 피사체(被寫體)로 아끼는 빨간 금낭화

 우리집 2등 피사체(被寫體)로 아끼는 흰색 금낭화

 우리집 3등 피사체(被寫體)로 아끼는 오색 하늘매발톱

 우리집 3등 피사체(被寫體)로 아끼는 오색 하늘매발톱이 허드러지게 피었다.우리 집 삼등 피사체(被寫體)로 아끼는 오색 하늘매발톱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 우리 집 사등 피사체(被寫體) 참나리. 7월이면  황적색에 암자색 반점이 있는 꽃을 피워 동네 호랑나비를 불러 모은다.

▲ 우리 집 오등 피사체(被寫體) 백합 . 5~6월이면 30~100센티미터 정도 자라 나팔 모양의 백합꽃을 피운다.

▲ 우리집 애완견(愛玩犬)  진돗개(암캐) 아롱이(2005. 12월생)

▲ 우리집 애완견(愛玩犬)  풍산개(수캐) 범어(2006. 6.8 생)

▲ 우리 집 애완견(愛玩犬) 시추계통 (암캐) 매루(2010. 8 입양). 사연이 있는 매루이다. 전에 살던 마을에 몇 날 방황하는 놈을 데려다 털을 깎고 목욕시켜 애완견 필수 주사를 맞혀 우리집 애완견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 집 초인종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2015.5.3 글.사진 프리랜서 기고가 丁海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