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치밥은 말 그대로 까치들이 좋아하는 겨울 양식인줄 알았는데 제법 덩치가 있는 장끼도 즐겨 먹는다.

대설(大雪)과 까치밥

2006.12.7 오늘은 절기적으로 눈다운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다.
눈 대신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추수를 끝낸 빗속의 무채색 들녘은 겨울속으로 빠져들어 고즈넉하다.
뒷산의 홰치는 꿩소리가 산촌의 정적을 깨우는 겨울 낮이다.
필자의 산촌 집뜰에는  고목 감나무가 몇그루 있는데 ,지난 가을 감을 따지 않아 가지마다 까치밥이 탑스럽다.
요즘 들어 까치, 꿩, 직박구리 등의 텃새들이 수시로 날아 들어 까치밥을 쫒는다.
까치밥은 말 그대로 까치들이 좋아하는 겨울 양식인줄 알았는데 제법 덩치가 있는 장끼도 즐겨 먹는다.
어떤때는 장끼란 놈들이 감가지가 휘어지도록 떼 지어 날아와 까치밥을 탐식(貪食
)한다.
옛 사람들은 조석((朝夕)으로 까치가 감나무 위에 앉아 짖어대면

'오늘도 반가운 손님이 오거나 좋은 일이 있겠지'
생각하며 까치를 식구의 일원으로 생각해서 감을 딸 때 는 반드시 모두 따지 않고, 꼭대기 가지끝 몇 알을 까치밥으로 남겨 두어 날짐승에게도 인정을 베풀었다.
그리고 배고팠었든
옛시절에는 감을 알뜰이 땄지만,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요즘 시골에는 감을 딸 사람도 먹을 사람도 없어 감을 따지 않은체 그대로 겨울을 맞아 날짐승들의 좋은 먹거리가 되고있다.
오늘따라 날씨는 흐리고 겨울비에 촉촉히 젖은 까치밥이 낭만적이다.
까치밥에는 이러한 전설도 있다.
칠석날밤 견우직녀가 오작교에서 눈물의 해후를 하는데, 까치들이 풀과 흙, 나뭇가지를 입으로 날라서 정성껏 다리를 짓는다.
그날 견우와 직녀의 발에 밟혀 까치와 까마귀들이 머리에 털이 다 빠졌다고 한다.
지칠 대로 지친 까막까치들은 늦가을이 되어서야 까치밥으로 힘을 회복했다고 전해진다.


▲  까치밥을 쫒는 까치

 ▲  까치밥맛에 푹 빠진 직박구리 한마리

▲  까치밥과 직박구리 두 마리

 

              2006.1.2.7 글.사진 영남일보사외편집위원.포토디자인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