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르포
  산자락마다 그윽한 고대사의 향기


   -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집필지 사적 374호 인각사(麟角寺)-


           


   

   일반적으로 ‘삼국유사(三國遺事)’ 하면 그 내용은 알지 못해도 학창시절   ‘삼국사기’ 김부식, ‘삼국유사’ 일연...하고 달달 외든 기억이 날 것이다.  
김부식이 집필한 ‘삼국사기’는 임금(고려 인종)의 명을 받아 3국(신라 백제 고구려)의 역사를 개국에서 멸망까지
기전체로 기록한 정사(正史)이나, ‘삼국유사’는 일연의 야사(野史)로 삼국사기에서 볼 수 없는 수 많은 우리 민족의 고대 사료들을 수록하고 소중한 가치를 지닌 역사책이다.
삼국유사에 서술한 고조선의 건국신화는 단군을 국조로 받드는 근거를 제시하고, 반만년 역사를 내세울 수 있게 한 기록이라고 역사 시간에 배운 바 있다.
 그리고 수 많은
신화·전설·설화·시가는 우리 민족이 살아온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야사( 野史 )이다. 특히 향찰로 표기된 혜성가 등 14수의 신라 향가가 실려 있는 국문학의 보고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유산답사회가 펴낸 ‘답사 여행의 길잡이’는 ‘삼국유사’를 이렇게 적었다.
 

“ ‘삼국유사(三國遺事)’는 우리 고대사 연구뿐만 아니라 지리·문학·종교·미술·민속 등 문화 전반에 관한 정보를 캐내는데 없어서는 안 될 금광과도 같은 책이다.
만일 ‘삼국유사’가 없다면 우리의 고대사는 어떤 모습일까.
우선 우리는 민족사의 첫머리에서 단군신화를 지워야 할 것이다.
그래서 건국신화를 갖지 못한 허전함을 감내해야만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향가 14수를 잃어야 하리라.
그리하여 노래가 없고 서정이 사라진 건조한 고대사를 아쉬워해야 하리라.
그밖에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신화·전설·설화가 스러져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사유는 물론 우리 꿈까지도 길어올리던 샘이 말라버릴 것이다.
실로 ‘삼국유사’ 없는 우리의 고대사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리라.”

 

삼국유사의 산실인 인각사(麟角寺)는 백두대간의 한 자락인 보현산(普賢山 1,124m )에서 서쪽으로 뻗은 선암산(879m)과 화산(華山 828m)사이로 위천(낙동강 지류)이 흐르는 경북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612번지 화산(華山) 자락의 평지인 908번 지방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깊은 산중도 아닌, 도로변 길가에 울도 담도 없이 쓸쓸한 모습으로 자리잡은 인각사는 그 흔한 이정표도 하나없어 그냥 앞만 보고 달리다간 지나치기 쉬운 절이다.
절마당은  문화유산( 인각사지.사적 374호) 발굴 조사 작업으로 온통 파헤쳐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인각사를 둘러 본 여행객들은 실망을 안고 돌아가기 싶상인 환경이다.
고대 우리의 역사와 삶을 기록하여 역사의 주춧돌을 놓은 “삼국유사”의 집필지인 역사적인 장소치고는 너무 썰렁하고 황량하다.

 일반적으로 절하면 이러한 그림이 그려질 거이다.
사하촌을 지나면 매표소가 나오고, 일주문 숲길을 지나면 천왕문, 대웅전, 고루, 전각 등.....

 

인각사는 일주문도, 천왕문도 없다. 종무소 맞은편에 국사전, 왼편에 명부전이 있고 국사전 뒤안에 낡은 보각국사비각, 산신각이 있다. 국사전 오른쪽에  보각국사탑(보물 제428호)과 석불좌상(시도유형문화재 제339호)이 위치하고 그뒤로 삼국유사 특별전이 있다. 그리고 명부전 능선 넘어 평지에 미륵당석불좌상(문화재자료 제426호)과 인각사 부도탑이 있다.

인각사에 들이면 꼭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특별실”에 꼭 둘러 보라고 권하고 싶다.

 

삼국유사의 산실답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이야기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어 가슴으로 느낄 자료들이 많다.
필자는 인각사를 둘러보면서 ‘소중한 유산을 탄생시킨 역사적인 장소 치고는 푸대접 받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인각사는 찾는이도 적고 일반인들은 인각사가 어디 있는 절인지도 잘 모른다.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하고 입적한 절이라고 설명을 더해야 이해가 가는 사찰이다.
 

허나,  허물어지는 절집 툇마루에 앉아 눈으로 보다, 가슴으로 찬찬히 둘러보면  천년 전의 노승의 꼿꼿한 집념이 고스란히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국사전의 일연스님의 영정, 그 뒤편의 보각국사비각,일연 스님의 유골을 모신 부도(浮屠), 석불좌상을 가슴으로 느끼고 산신각 바위에 앉아 전경을 내려다 보노라면  가삼을 펄럭이며 거닐던 일연스님의 환상(
幻相)이 보이는 듯하다.

 

그리고 절집 이름에 “기린 인(麟). 뿔 각(角)”자를 쓰는데, 기린 뿔이란 절 이름이 참으로 묘하다.

지금까지 인각(麟角)이라는 말은 ‘옛날에 기린(麟)이 절 옆에 있는 네모진 바위에 뿔(角)을 걸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전해져 왔으나, 2004년11월 극락전(極樂殿) 복원 과정에서 나온 중수기(重修記)에 ‘인각(麟角)’은 일연스님을 가리키는 용어로 알려져, 인각사 명칭에 대한 유래가 문헌을 통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  인각사 국사전(國師殿) 편액

 

 ▲  인각사 국사전(國師殿)에는 보각국사 일연 스님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  인각사 국사전(國師殿)

 

 

 

 

 

 

 

 

 

 


 

 

 

 

 

 


 

 

 

 

 

 

 


 

 

 

 

 

 2007.10.15  사진.글 영남일보사외편집위원 정해유

자료참조 : 문화재청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