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문화기행]
조선판 "사랑과 영혼" 애틋한 그 노래에 가슴 아리도다.

   - 원이 엄마의 思夫曲.안동 아가페상과 월영교(月映橋)  -
 

 


      ▲   '원이 엄마'의 애절한 편지 형상화.

미투리 모양의 월영교와 '원이 엄마' 안동아가페상
'원이 엄마'의 애절한 편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조
형물인 '안동아가페상'이 안동시 정하동 대구지검 안동지청 앞에 세워지고(2005.4), 안동댐에는 '원이 엄마'가 병석의 남편 쾌유를 간절히 빌며 머리카락을 잘라 짠 미투리 모양을 담은 아름다운 월영교(月映橋)를 놓아,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고 있다. 

 ▲  조선판 "사랑과 영혼" 안동 아가페상 .경상북도 안동시 정상동 안동검찰청 앞 도로변 위치

 

 ▲  조선판 "사랑과 영혼" 애틋한 그 노래에 가슴 아리도다.

 
"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눈물로 쓴 편지를 관속의 남편 가슴에 묻는 청상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깨를 들썩이며 말없이 흐느끼는 청상의 두뺨을 방울방울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떨리는 손끝으로 관 속에
편지를 넣으며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청상의 애틋한 연민의 정이 시공을 초월하여 가슴을 아린다.
 

 ▲   '원이 엄마'편지비. 이름 모를 여인의 애틋한 그 노래가 가슴 아린다.

 

 

 

 ▲  주차장 쪽에서 바라 본 11월의 월영교(月映橋)

 

 ▲  월영정(月映亭). 안동댐의 보조댐에 건설된 월영교의 2/3 지점에 세워진 정자로 이곳의 볼거리인 다리 좌우의 분수는 동절기(2006.10.14 ~ 2007.3.31)는 분수를 가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 안동 지방 먹거리.헛제사밥,안동간고등어 정식

 

헛제사밥
 

헛제사밥은 제사가 없는 날에 제사 음식 처럼 차려 먹는다 하여 헛제사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옛부터 글공부를 하는 선비들이 제사 음식과 똑같이 만들어 제사를 지내지 않고,   밤참으로 먹던 것에서 전해 내려져 오고 있는 전통 음식이다.  헛제사밥은 말 그대로 제사를 지내지 않고 상에 올리는 가짜 제삿밥으로, 유교의 고장 안동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잘 보여주는  향토 음식이다.
안동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하회마을,병산마을,안동댐 부근의 음식점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  안동민속촌(安東民俗村) 원경
월영교를 건너 왼쪽 안동댐의 보조댐이 내려다 보이는 산 기슭의 안동민속촌(安東民俗村)은 안동댐으로 물에 잠기게 된 수몰지역의 민속문화재를 한 곳에 모아 보존하기 위해 1976년에 조성되었다. 이곳의 주요 민속자료는 이원모 ㅁ자 기와집, 박명실 초가겹집, 이춘백 초가겹집, 박분섭 초가까치구멍집, 이필구 초가토담집(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4호), 초가도토마리집(경상북도 민속자료 제6호),돌담집,통나무집 등이 있다. 낙동강의 진상품인 은어를 보관하기 위해 조선 영조대에 만든 안동석빙고(보물 제305호), 조선 숙종대의 건물인 선성현객사(宣城縣客舍: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9호), 월영대(月映臺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2호)와 연자방아·물레방아 등의 민속문화재들이 보존되어 있다. 민속촌 입구에는 장승과 이육사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사람이 살면서 내외적으로 받는 모든 자극을 흔히들 스트레스라한다.
스트레스(stress)의 사전적 의미는“몸에 해로운 정신적·육체적 자극이 가해졌을 때 그 생체(生體)가 나타내는 반응”이라 정의하고 하고 있다.

사람의 일생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큰 스트레스는 배우자 사망이라고 한다.
배우자의 사별은 그리움과 외로움이 병행되어 후유증이 깊다. 홀로 남은 배우자는 육체적,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목숨을 버리기도하고, 견딜수 없는 스트레스로 단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조선시대 청상(靑孀)들은 뼛속까지 밀려오는 외로움과 그리움에 바늘침을 주었다는 말도 그냥 지어 낸 말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일생 중 배우자의 사망은 죽을때 까지 잊을수 없는 스트레스인 것이다.

지금은 잊혀져 가는 이야기지만, 안동의 조선판 “사랑과 영혼”의 주인공인 400여년 전의 ‘원이 엄마’의 애절한 사부곡(思夫曲)에서 배우자의 사망이 주는 스트레스를 미루어 짐직 할 수 있다.
신문,방송등의 보도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의 현장을 찾아 보았다.

 

8년전(1998) 경상북도 안동시 정하동의 택지개발지(현 현진에버빌104동 서편)의 이름모를 무덤 한기를 이장(移葬) 하면서 망자의 가슴에 고이 품어 묻어둔 애절한 사연이 적힌 편지가 수습되었는데 이것이 속칭 '원이 엄마'의 편지다.
 

"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

'음력 유월 초하루. 그때도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렸으리!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눈물로 쓴 편지를 관속의 남편 가슴에 묻는 청상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깨를 들썩이며 말없이 흐느끼는 청상의 뺨을 방울방울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떨리는 손끝으로 관 속에 편지를 넣으며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청상의 고통에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


배우자의 죽음 앞에서 구구절절(句句節節) 애틋한 사연담아 이승을 하직하고 저승가는 남편의 무덤에 고이묻어둔 마지막 편지가 400여년의 어둠을 헤치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 편지였다.

유물에서 확인된 망자(亡者)는 고성이씨(固城 李氏) 가문의 응태라는 남자로 1586년 서른한 살에 요절했다는 것이다.

망자의 가슴에 고이 덮어 주었던 '원이 엄마’의 가슴시린 애달픈 편지는 남편의 장례 전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씌어진 글로 죽은 남편에게 꿈속에서라도 다시 보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내는 지아비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하고픈 말을 다 끝내지 못하고 종이가 다하자 모서리를 돌려 써고 또 모자라 거꾸로 여백을 찾아 애간장을 애는 구구절절한 그리움을 적어 나갔다.
   

       


            
▲ '원이 엄마'의 애절한 편지

 

 

400여년 전에 쓴‘원이 엄마’의 편지 원문은 이러하다.

 

『원이 아바님께

원이 아바님께 병슐 뉴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내 샹해 날드려 닐오되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긔 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는고

자내 날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며

나는 자내 향해 마음을 엇디 가지런고

매양 자내드려 내 닐오되 한데 누어 새기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엿비 녀겨 사랑호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야

자내드러 닐렀더니

엇디 그런 일을 생각지 아녀 나를 버리고 몬져 가시난고

자내 여히고 아무려 내 살 셰 업스니 수이 자내한테 가고져 하니

날 데려가소 자내 향해 마음을 차승(此乘)니 찾즐리 업스니

아마래 션운 뜻이 가이 업스니 이 내 안밖은 어데다가 두고

자식 데리고 자내를 그려 살려뇨 하노

이따 이 내 유무(遺墨) 보시고 내 꿈에 자셰 와 니르소

내 꿈에 이 보신 말 자세 듣고져 하야 이리 써녔네

자셰 보시고 날드려 니르소

자내 내 밴 자식 나거든 보고 사뢸 일하고 그리 가시지

밴 자식 놓거든 누를 아바 하라 하시논고

아무리 한들 내 안 같을까 이런 텬디(天地)같은 한(恨)이라

하늘아래 또 이실가

자내는 한갓 그리 가 겨실 뿐이거니와 아무려 한들 내 안 같이 셜울가

그지 그지 끝이 업서 다 못 써 대강만 적네

이 유무(遺墨) 자셰 보시고 내 꿈에 자셰히 뵈고 자셰 니르소

나는 다만 자내 보려 믿고있뇌 이따 몰래 뵈쇼셔

하 그지 그지 업서 이만 적소이다.』

 

 

안동대학교 사학과 임세권 교수가 현대어로 옮긴 '원이 엄마'의 편지는 이러하다.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이 무덤에서는 편지외에도 많은 유물이 수습되었는데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망자의 머리맡에 고이 넣어 둔  한지로 곱게 싼 미투리 한 벌 이었다.

 

병석의 남편이 건강해져 이 미투리를 신게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삼았던 것이다.

끝내 남편이 죽자 ‘원이 엄마’는 이 미투리를 남편과 함께 묻은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420년 전 진실로 서로를 사랑하며 백발이 될 때까지 함께 해로하고자 소망했던 이응태 부부의 육신은 비록 떨어져 있을지언정 그들의 영혼은 지난 세월 동안에도 줄곧 함께였다.

죽음조차 갈라 놓을 수 없던 이응태 부부의 사랑, 긴 어둠의 세월 속에서 이 사랑을 지켜온 것은 아내가 써서 남편의 가슴에 고이 품어 묻어둔 마지막 편지였다.

 

2005년 4월에는‘원이엄마’의 조형물 '안동아가페상'이 안동시 정하동 대구지검 안동지청 앞에 세워지고, '제1회 안동아가페 가요페스티벌'을 열어 원이 엄마의 한을 달래 주었다.

그리고 안동댐에는 ‘원이 엄마’가 병석의 남편 쾌유를 간절히 빌며 머리카락을 잘라 짠 미투리를 신어 보지 못하고 죽은 남편의 무덤속에 고이 뭍어 두었던 미투리 모양을 담은 아름다운 월영교(月映橋)를 놓아,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고 있다.

청춘남녀가 달빛이 비치는 월영교를 건너면 백년해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고 다리 중간 쯤에서 물안개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월영정(月映亭)난간에 서면 낭만이 절로 넘친다.

최근에는 ‘원이 엄마의 편지’를 소재로 한 소설 ’능소화’가 출간되고, 편지를 모티브(motive)로 국악가요, 무용, 의상 등이 만들어져 '원이 엄마'의 못다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대구.부산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34번 국도 →안동(정상동 안동검찰청앞 도로변.안동댐 보조댐)
포항.영덕등 동해안 : 영덕 → 34번 국도 →안동(정상동 안동검찰청앞 도로변.안동댐 보조댐)
주변 볼거리 : 도산서원,제비원,병산서원,하회마을. 봉정사
먹거리  : 안동 지방 먹거리.헛제사밥,안동간고등어 정식.안동찜닭
 
2006.12.1  글.사진 정해유(정해유포토디자인연구실장.영남일보사외편집위원)